[논객닷컴=김대복] 낙엽 지는 가을, 면역력 저하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가을이 깊어지면서 아침저녁과 낮의 일교차가 심하다. 바람은 차고 건조하다. 산업화와 함께 생활 매연도 심하다. 건조의 계절에 피부는 무척 민감하다. 수분을 빼앗긴 피부는 푸석거리게 된다. 특히 옷으로 가려지지 않는 눈과 코의 마름이 심하다.
눈과 코의 건조는 안구 충혈, 가려움, 재채기 등으로 나타난다. 바싹 마른 코에서 피가 나기도 하고, 비염과 축농증이 심해진다. 목도 자극이 심해 마른 기침과 목 이물감이 생긴다. 입마름의 심화는 구취와 헛기침으로 이어진다. 피부와 피부가 겹치는 부분을 수시로 긁어서 염증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접촉성 피부염, 자극성 피부염이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길목에 많은 이유다. 이 같은 증세가 계속되면 감기에도 약해지게 된다.
피부와 인후부 점막 건조 때는 수분을 자주 섭취하는 게 가장 좋다. 물을 자주 마시고, 실내에 가습기 등으로 수분 농도를 높이는 게 방법이다. 기관지에 좋은 도라지, 모과, 대추, 오미자 등을 차로 상복하는 것도 생활의 지혜다. 또 구강이나 목에 자극을 주는 강한 산성음식과 음주 흡연을 피한다. 눈의 가려움은 눈을 자주 깜박이고, 인공눈물로 안구를 부드럽게 해주면 좋다. 눈의 혹사를 피하고 실내 습도 유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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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에서는 피부 건조를 경맥과 연관해 풀이한다. 피부에 분포된 12경맥의 낙맥(絡脈)은 폐의 기능과 밀접하다. 폐는 기(氣)와 호흡에 관계하고, 혈액 순환과 체액 대사를 조절한다. 특히 피모(皮毛), 코와 밀접한 관계에 있다. 또 가려움증의 일부는 허(虛)와 관련 있다. 몸에 진액이 고갈되면 혈(血)이 피부에 영양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가려움증인 소양증이 생긴다. 화열(火熱)의 정도에 따라 가려움, 통증, 화농이 결정된다.
눈과 코, 목의 가려움증은 음기(陰氣)를 기르고 혈(血)을 보혈하는 처방을 한다. 한의학 용어로 목건삽(目乾澁)인 안구건조와 가려움증은 진액이 고갈되고, 음이 허(虛症)하여 화(火)가 왕성해지는 게 주요 원인이다. 코와 목, 입의 건조증과 가려움증도 허증과 실증(實症)과 연관이 있다.
허증은 간(肝)의 혈허, 간신(肝腎)의 음허, 폐(肺)의 음부족, 허열(虛熱), 허화(虛火) 등으로 세분되는 데 수분의 마름과 직결된다. 실증은 간(肝)열, 비(脾)습열, 풍열(風熱) 등으로 피부건조와 두근거림, 소화불량, 불면, 상열감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처방은 증상의 원인이 허증인가, 실증인가에 따라 다르다.
가령, 실증으로 파악되면 성질이 찬 한약재를 쓰는 게 기본이다. 또 폐, 위, 장의 기능 강화와 체내의 노폐물을 제거 약재도 사용될 수 있다. 신체의 기혈순환 촉진 약재도 면역력 강화 차원에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재채기, 코의 가려움, 코의 건조, 눈의 가려움, 눈의 충혈, 입마름, 구취, 구강건조, 타액부족 등 피부건조와 연관된 각종 증상은 개인 맞춤 처방을 해야 치료가 잘 된다. 장부의 불균형을 개선하고 피부의 습도를 높이면 피부건조에서 기인한 각종 질환은 근본적으로 치료될 수 있다.
김대복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