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29. 입냄새 때 껌 씹는 사연과 구취 결과는?
[김대복 박사의 한방 이야기] 29. 입냄새 때 껌 씹는 사연과 구취 결과는?
  • 김대복 한의학 박사
  • 승인 2020.04.2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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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냄새를 일으키는 질환은 다양하다. 입 냄새와 연관 있는 다양한 질환과 치료법을 김대복 한의학박사(혜은당클린한의원장)가 연재한다. <편집자 주>

입냄새를 의식해 껌을 씹는 사람이 있다. 양치를 하지 않았거나 말을 많이 해 입안이 건조할 때 등이다. 이는 껌이 냄새를 제거해준다는 믿음의 결과다. 그렇다면 껌이 입냄새를 없애줄까. 결론은 응급조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껌의 향에 의해 잠시 입냄새가 중화되고, 침샘 자극으로 세균 증식이 억제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그로닝겐대학 연구팀은 “껌을 10분 동안 씹으면 세균 1억 마리를 없앨 수 있다”고 보고했다. 특히 계피 향이 첨가된 껌은 세균 개체 수 감소에 유용하다. 하지만 껌이 입냄새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오히려 오래 씹으면 구취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껌을 긴 시간 씹으면 입안이 건조해진다. 또 대부분의 껌에는 설탕이 함유돼 있다. 설탕은 세균의 먹이가 된다. 입안에 서식하는 세균은 껌의 당분을 산으로 변화 시킨다. 이로 인해 치아 건강이 악화돼 악취를 풍길 개연성이 있다. 다만 자일리톨이나 솔비톨 등의 당분은 세균이 분해할 수 없다.

구취 예방을 위해서는 무설탕이나 솔비톨 등의 당분이 든 껌을 씹는 게 좋다. 그런데 입냄새 방지를 할 정도로 자일리톨이나 솔비톨 등을 다량 함유한 껌을 찾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껌을 씹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입마름이나 설탕의 당분은 입냄새 유발 원인이 되기 쉽다. 또 자일리톨 등의 성분도 입냄새 예방 차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발생한 구취를 없애주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분 이내 잠깐 씹는 껌은 구취 완화에 긍정적 의미가 있다. 입냄새를 줄이는 원리는 착향료, 침샘 자극, 소화 촉진으로 생각할 수 있다. 먼저, 착향료다. 껌에 함유된 향료는 역겨운 냄새를 중화시킨다. 냄새가 희석돼 악취가 옅어진다.

다음, 입안의 침샘 자극이다. 껌을 씹으면 평소보다 10배 가량의 침이 분비된다. 많이 생성된 침은 입안에서 계속 순환한다. 박테리아가 치아에 붙는 것을 막아주고, 치태와 설태도 씻어내게 된다. 구석을 청소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소화 촉진 효과가 있다. 침은 위장의 부담을 덜어준다. 침샘에서 흘러나오는 타액에는 소화 효소들이 포함돼 있다. 자연스럽게 소화가 잘되고, 음식물 찌꺼기도 씻어내게 된다. 침은 산 희석에도 좋다.

결국 구취는 치료를 해야 한다. 껌 씹기는 긴급한 상황에서의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입냄새의 주요 원인은 이비인후과 질환, 소화기 질환, 스트레스 등이다. 이 같은 질환으로 인한 구취는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사라진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 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 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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